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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록/2025 남미 여행 준비

[2025 남미 여행] 5-4. 남미 여행 전 준비한 것들 - 스페인어 공부, 영어 공부

by 티북 2025.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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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와 바디랭귀지면 세계 어디든 여행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지만, 가끔 그런 믿음이 깨질 때가 있다. 10년 전 프랑스에서 생각보다 영어가 통하지 않아 놀랐고, 코로나 시국 전에 중국 샤먼에 여행 갔을 때는 바디랭귀지로 육포 1장을 주문했다가 육포 1kg을 구매하게 되었다. 남미 여행을 일찍부터 준비하기도 했고 남미에서는 정말 정말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고 많이 봐서 미리부터 스페인어 공부를 하기로 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세미패키지 여행자들은 스페인어를 공부할 필요는 없었다. 호텔 체크인, 관광지 티켓 구매 등에 필요한 모든 의사소통은 팀장님(인솔자)이 다 해주셨다. 페루, 볼리비아, 브라질에서는 대부분의 점심식사를 팀 전체와 함께했다. 즉, 주문도 대부분 팀장님이 해주셨다는 이야기다. 칠레, 아르헨티나의 관광지에서는 영어가 잘 통하며 아니라 하더라도 그 정도는 바디랭귀지로 다 해결 가능했다. 

 

오히려 영어가 더 필요했다. 현지 가이드와 다 영어로 소통했기 때문이다. 현지 가이드들이 영어를 정말 잘하였다. 아주 쉬운 영어로 천천히 또박또박 설명해 주셨다. 그래서 내 영어 실력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당 부분 이해하였고 궁금한 부분은 질문도 할 수 있었다. 

 

물론 영어를 못한다고 하여도 우리에게는 번역기가 있기 때문에 괜찮다. 현지 가이드가 설명할 때 번역기 음성 번역을 계속 돌리면 된다. 그리고 스페인어가 꼭 필요한 순간은 거의 없었지만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간 것에는 후회가 없다. 스페인어를 공부하면서 내가 재미있었고, 남미에서 소소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 스페인어 공부: 듀오링고(무료어플)

듀오링고는 어디에선가 들어서 알고 있었고 스페인어를 공부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시점에 마침 신세경님이 광고하는 가벼운 학습지를 보았다. 스페인어를 마스터하고 갈 생각은 아니었기 때문에 무료인 듀오링고 어플을 선택했다.

 

 

1) 장점

 

두 말 할 것 없이 가장 큰 장점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담 없이 스페인어 학습을 시작할 수 있다.

** 작년까지는 클래스룸 개설을 통해 무제한으로 하트를 받아 학습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그 기능이 없어져 무료 버전 사용자들은 하트가 5개로 제한된 것 같다.**

 

또 게임처럼 쉽게 할 수 있다. 스테이지를 깨 가는 재미가 소소하게 있다.

 

 

이건 좀 웃길 수도 있지만 누워서도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앉아서 각 잡고 공부해야 했다면 금방 포기하거나 띄엄띄엄 공부했을 텐데, 누워서도 가능하니 자기 전에 매일 꾸준히 했다.

 

배운 표현들, 틀린 표현들을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학습시켜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2) 단점

체계적으로 학습하기는 어렵다. 문법, 어휘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냅다 문제를 풀게 한다. 한 마디로 귀납적 학습법이다. yo가 '나'이고 tu가 '너'라는 것을 단점 보완 방법은 그냥 학습량으로 승부하는 거다. 자꾸 하다 보면 깨닫게 되고 머릿속에 정리가 된다.

 

 

여행회화 중점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 내가 이 표현을 배워 남미 가서 어디에 써먹나 하는 회의감이 들 때가 있었다.

 

스페인어 공부는 인터스페이스가 영어다. 한글 지원이 안 되서 아쉽기는 한데 어차피 내가 공부하는 스페인어의 수준이 낮기 때문에 에 이 부분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3) 그래서 언제 스페인어를 사용했냐면,

페루 아구아 칼리엔테스 시장에서 치리모야를 구입하려는데, 치리모야는 숙성이 필요한 과일이고 우리는 오늘 먹고 싶었다. 그래서 아는 단어를 조합해서 "come(먹다) hoy(오늘) OK?"라고 물어봤더니 오늘 먹어도 된다고 알려주셨다.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에서 칠레로 넘어갈 때 2박 3일 동안 4명이 한 팀이 되어 랜드크루즈에 탑승하고 운전은 현지 기사님이 해 주시는데, 현지 기사님 대부분은 영어를 못 하신다. 이른 아침에 차량에 탑승하여 밥 먹었냐고 물어보고 싶은데 듀오링고에서 이런 안부 인사는 배운 적이 없었다. 그래서 아는 단어를 조합해서 "Tu(너) comes(먹다) pan(빵)?" 물어보니 "Si(네)"라고 대답해 주셨다.

 

다른 차량에 탑승한 여행 팀원 역시 듀오링고로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갔는데 기사님께 여자친구 있냐고 물어보고 싶어서 "Novia(여자친구)?"라고 물어봤더니 역시 "Si"라고 대답해 주셨다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여자친구가 아니라 와이프가 있었고 아이가 둘이 있다고 했다ㅎㅎ 이렇듯 짧은 스페인어로 완벽하게 소통하지는 못했지만 소소하게 잘 사용하였다.

 

스페인어를 다 잊어버리기 전에 더 공부하여 스페인 여행을 갈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2. 영어 공부: 스픽(유료결제)

 

 

사실 스픽은 남미 여행 준비와 관계없이 나의 영어 공부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어플이었다. 직장 동료가 추천해 주어 사용하게 되었고 아침에 화장하는 시간에 수업(말하기 반복 연습)을 듣고 가끔 주말에 프리톡(ai와 대화)을 하였다. 하루 공부할 때마다 불꽃이 켜지고 매일 연속으로 공부하면 불꽃 연속일이 표시된다. 이 불꽃을 꺼뜨리지 않는 것을 동기부여로 공부하면 된다.

 

직업 특성상 대학생 이후로는 영어로 대화할 일이 없었다. 기껏해야 여행지에서 조금 써먹는 정도였는데 코로나 시국에는 영어를 아예 사용할 일이 없었다.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을 갔는데 영어를 하는 것이 너무너무 어색할 지경이었다. 특히나 슈퍼I로서 모르는 사람과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대화하는 것은 더 어려웠다.

 

그런데 스픽으로 매일 공부를 하니, 물론 여전히 내가 원하는 만큼의 말을 영어로 전달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덕분에 호텔 로비에서 질문하고 현지 가이드에게 질문하는 등 필요한 순간에 어려움 없이 영어를 사용했다.

 

볼리비아 알티플라노 고원을 달리던 중 만난 비현실적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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