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독서와 여행 사이에 경계는 없다.
독서 후에 여행을 떠나면 더 좋다. 모든 여행마다 공부를 하고 떠난 것은 아니지만, 독서 후에 여행하면 여행이 더 깊어진다는 것을 아래의 책들로, 여행들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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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남미에 가기 전에는 더더욱 책을 읽고자 하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남미 여행은 정말 비주류라는 것을 깨달았다. 일단 책을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굉장히 적다. 그리고 얼마나 서구 중심으로 역사를 배워왔는지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그 중에서 골라서 읽는데 단어가 하나도 머릿속에 안 들어오고 책 내용이 그림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정말 힘든 독서기였다.
그럼에도 독서하고 가는 것은 정말 추천! 책을 읽고 가면 가이드님의 설명이 귀에 더 잘 들어온다. 특히 페루 여행은 팔할은 역사와 관련되어 있다.
1. 「지리 교사들, 남미와 만나다」
- 여행 전 읽음
2005년에 출판되었다. 그러니까 무려 20년 전에 남미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이 쓴 책이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서 남미의 지리와 결부시켜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선택했다. 여행기 자체가 흥미롭지는 않았다. 그리고 어렵게 쓰여진 것은 아닌데 남미 역사에 대해, 지리에 대해 배경지식이 없다 보니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라틴아메리카', '잉카 제국'이 서국 중심의 용어라는 것을 안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라틴아메리카'는 라틴 족, 그러니까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중남미'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고 한다. 또 '잉카 제국'의 '잉카'는 '왕'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잉카 제국'은 '왕의 제국'이라는 뜻이다. 본래 제국의 이름은 '타완틴수요'이고 제국의 군주 칭호가 '사파 잉카'다. 서양인들은 타완틴수요를 한 왕실의 나라로 폄하하고자 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조선 왕조를 이씨 왕조라고 하는 것과도 같다고 했다.
2. 「라틴아메리카역사 다이제스트100」
- 여행 전 일부 읽고 여행 후 완독함, 추천!!
어려워보여서 제쳐두었던 책인데,「지리 교사들, 남미와 만나다」를 읽고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기에 도전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훨씬 좋았다. 구석기부터 21세기까지의 역사가 한 권의 책 안에 정리되어 있다. 방대한 기간의 역사를 다루고,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나라의 역사를 다루다 보니 완벽하게 시대 순으로 정리되어있지는 않아 조금 헷갈리는 부분은 있었다. 하지만 남미 역사에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 읽기에 중요 사건 100개를 중심으로 정리가 아주 잘 되어있다.
흥미로운 점은 앞서 읽은「지리 교사들, 남미와 만나다」에서는 라틴아메리카 대신 중남미라고 부를 것은 책의 서두부터 말했는데,「라틴아메리카 다이제트스100」은 제목에서부터 '라틴아메리카'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역시 라틴아메리카라는 용어에 서구적 편견이 들어있음을 서문부터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독자들이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좀 더 쉽게 이해하게 하는 '편견'이라면, 과감하게 '서구적 시각'에 편승하겠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남미 가기 전에 이 책 한 권만 읽고 가도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에 쫓긴다면 여행할 나라의 부부만 읽어도 좋다(그것은 내 이야기.). 마야 문명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빼고 읽었고, 여행에서 돌아와서 다시 책 한 권을 정독했다. 그리고 생긴 궁금증으로 「총균쇠」도 읽었다.
이 책은 밀리의 서재에도 있다. 그래서 미리 다운 후에 페루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읽었다.
3. 「총균쇠」
- 여행 후 읽음
「라틴아메리카 다이제트스100」에서 스페인의 정복자드이 아메리카를 정복하는 속도보다 병균의 정복 속도가 훨씬 빨랐다는 것을 알았다. 전염병은 원주민들에게 좌절감을 심어주었다. 스페인의 정복자들이 자신들과 똑같은 인간임에도 전염병에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보고 원주민들은 '초인'에게 저항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가를 깨달았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전염병으로 인해 원주민과의 심리전에서 한 수 위였다.
그렇다면 왜 원주민들은 그토록 전염병에 취약했을까? 왜 원주민이 스페인 정복자들에게 옮기는 병은 없었을까? 그래서「총균쇠」를 읽게 되었고,「총균쇠」는 만족스러운 해답을 주었다. 벽돌책이라고 겁 먹기 쉽지만 상당히 쉽게 쓰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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