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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록/2025 남미 여행 준비

[2025 남미 여행] 1. 남미 여행을 할 결심

by 티북 2025.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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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추픽추를 가장 기대하지도, 실제로 가장 좋다고 느끼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남미 여행 = 마추픽추처럼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남미 여행은 오랜 꿈이었다. 그리고 기쁘게도 그 꿈을 함께한 친구들이 있었다. 셋 중 그 누구도 그 꿈의 시작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좀 우습기는 한데, 오래 함께 간직해온 것 만큼은 분명하다.

 

우리 셋은 대학교 3학년 때 함께 유럽을 여행했다. 부모님 없이 온전히 나의 힘으로, 친구들과 의지하여 한 달 여행을 마쳤다. 여기까지는 많은 대학생들의 평범한 여행담과도 같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이 여행을 계기로 평생을 간직할 여행 추억과 평생 여행 메이트를 얻었다. 우리는 꽤 잘 맞았다. 

 

그리고 아마 친척 언니로부터 우유니 사막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늘 세계 여행을 꿈꾸는 내가 친구들에게 우유니 사막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었을 것이다. 살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고자 하는 의욕으로 살아가는 M은 남미 여행에 무조건 동의하고 늘 우리 의견에 잘 동의하고 함께 해주는 Y는 얼떨결에 조용히 동의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취업한 후 함께 남미 여행을 가기로 약속했다.

 

2017년도 대만 여행에서. 막연한 계획임에도 우리는 남미 여행에 진심이었다. 아니, 내가 진심이었나?

 

취업 후 실제로 각자 열심히 여행 자금을 모았다. 여행에 진심인 나는 문득문득 남미 여행에 대해 검색도 해 보았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졌다. 정말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모아두었던 돈으로는 각자 주식 투자도 하고, 아이패드도 사고, 결혼자금으로도 쓰고...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코로나도 끝이 나고 나는 해외 여행도 다녀왔다. 그래도 남미 여행에 대한 우리의 계획은 흐릿해져만 갔다. 

 

그러다 2023년 가을, M은 갑자기 남미 패키지 여행 모집 사진을 단톡방에 올렸다. 당장 2024년 1월에 출발하는 여행 상품. 너무 갑작스럽기는 했지만 나는 가슴이 뛰었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2025년 1월에 남미 여행을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더 여유를 두고 준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친구들의 개인 사정도 있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준비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

 

남미 여행을 잘 마치고 3개월이 지난 지금, 아직도 남미 여행 사진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사진 정리할 때마다 정말 행복하다. 내가 이 황홀한 풍경들을 보고 왔다니 아직도 감탄스럽다. 그리고 같이 찍은 사진 속의 우리를 볼 때면 혼자가 아닌 셋이였기에 더 행복한 여행이었음을 실감한다. 

 

계획을 실행하게 만드는 행동력을 가진, 비행기 멀미를 하면서도 남미 여행 가자고 말해준 M에게도, 여행 상품 결제 전까지는 정말로 갈지는 몰랐다고 했던 Y에게도, 남미 여행을 가겠다고 하는 나를 지지해준 부모님에게도, 신혼이지만 우리의 10년 전 약속을 존중해주신 Y의 남편 분에게도, 볼 것 다 보고 할 것 다 할 수 있게 해 준 남미의 날씨에게도, 정말인지 변수가 없었던 남미의 상황에도, 같이 여행한 팀원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 뿐이다.

 

남미 다녀온 그 달의 카톡 대화
단톡방 이름이 '남미 여행 가자'에서 '호주 여행 가자'로 바뀌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또 새로운 여행 목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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