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프랑스식 자취 요리: 모쪼록 최선이었으면 하는 마음
저자: 이재호
주제분류: 음식 에세이
출판연도: 2020
저자는 의대와 프랑스 요리학교를 모두 졸업하였습니다. 현재는 의사로 일하며 레스토랑이 아닌 집에서 프랑스 요리를 합니다.
1. 저자에 대한 호기심: 의대와 프랑스 요리학교를 모두 졸업했다고?
이 책의 저자 이재호는 의대와 프랑스 요리학교를 모두 졸업했습니다. 어쩌다가 그런 길을 걸었을까? 의대생일 때 프랑스 음식에 관심이 생겨 공부를 소홀히 했고 유급을 당했다고 합니다. 부모님께서 유급을 부끄러워하셔서 동네 사람들 눈에 띄지 말라고 하셨고, 집에서 왕복 두 시간이 넘는, 동네 사람들이 절대 올 것 같지 않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프랑스 요리학교로 도망친 것입니다.
책을 쓰는 사람들은 뭔가 달라도 정말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학창 시절에는 새벽 2시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네 시간 자고 다시 일어나 7시까지 학교에 가는 일을 매일 반복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삼수도 했고요. 의대에서 유급을 당했을 때는 집에서 왕복 두 시간이 넘는 카페에서 하루 열두 시간이 넘도록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합니다. 프랑스 요리학교 졸업시험에서는 퀴송이 완벽하다는 칭찬을 받았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와인 전문가 과정도 이수했습니다. 의사 국가시험에 불합격하고 나서는 주방에서 일을 하다가 서혜부 탈장이 오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걸 겪은 사람이라니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다른 일을 하다가 취미에 빠져 그쪽으로 전업하는사람들을 두고 '덕업일치' 혹은 '성공한 덕후'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난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내 세상은 더 안전하고 견고했으면 좋겠다. 일이 힘들 때는 취미에 기대 살아도, 취미가 시들해졌을 때도 먹고사는 일에는 지장 없는 삶을 살고 싶다. (p179)
2. 프랑스식 자취 요리에 대한 호기심: '프랑스식' 자취요리인 이유는?
책 제목이 '프랑스식 자취 요리'인 이유는 지금은 의사로 일하며 레스토랑이 아닌 집에서 혼자 요리를 하기 때문입니다. 자취 요리이니 일정 부분 타협하기도 하고 마음껏 고집부리는 부분도 있다고 합니다. 집밥 요리를 다룬다는 점에서 같은 띵시리즈 중 하나인 《식탁 독립》과 비슷한 결의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저자의 삶의 스토리에서, 프랑스식 자취 요리를 말한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손수 밥을 지어 먹는다는 것은 삼시 세끼 매일 돌아오는 행복할 기회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며, 내가 나를 스스로 대접하고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삶은 늘 내가 뜻하는 대로 되지 않지만, 적어도 오늘 먹을 내 한 끼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해 먹을 것이다 이 집에서 이 주방에서, 나는 안전하게 행복하다. (p15)
어차피 입에 들어가면 다 똑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나를 귀하게 대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귀하게 여겨줄까. 자취 요리의 본질은 끝없는 귀찮음과의 싸움일지 모른다. 그러니까 우리, 오늘은 한입이어도 제대로 먹자. (p153)
2. 메모해 두는 책 속 정보
- 바게트 단면이 너무 촘촘하면 안 된다. 구멍이 제멋대로 커져 있으면 과발효된 것이다.
- 평범한 레스토랑에서 캐비어를 먹었다면 사실 그건 '아브루가 캐비어'일 확률이 높다. (아브루가 캐비어는 청어살을 캐비어 모양으로 빚어서 만드는데, 진짜 캐비어 가격의 10분의 1 정도에 유통된다.)
- 생제르맹 거리에 있는 '카페 드 플로르'에서는 주전자에 쇼콜라 쇼를 담아준다.
- 집에서 쇼콜라 쇼 만들어 먹는 법: 냄비에 우유, 생크림, 커버추어 초콜릿(발로나 과하나 70% 다크초콜릿 추천)을 넣고 약한 불에서 주걱으로 살살 저어주다가 보글보글 끓으려고 하면 불에서 내리고 잔에 따른다.
- 소르본 대학 근처의 '르 콩투아'의 비스크 수프 추천.
- 부야베스: 잡생선을 모아 끓이는 프랑스식 해물탕
- 카눌레는 동으로 된 틀을 쓰고 밀랍을 제대로 발라야 한다. 번거롭기 때문에 일부 업장은 실리콘 틀을 쓰거나 밀랍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 1년 미마의 어린 양(lamb)에서는 냄새가 많이 나지 않는다. (노쇠한 양(mutton)에서는 냄새가 많이 난다.)
- 프랑스 버터는 풀을 먹고 자란 소의 젖으로 만들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고 요리의 맛도 더 풍부하게 해 준다.
- 이탈리아 요리는 탄수화물 비중이 높다. (피자, 파스타, 리소토)
- 프랑스 요리는 고지방식, 고단백질식이다.
- 레드와인은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고 항산화 역할을 한다.
- 화이트 와인은 근육 생성과 염분 배출을 돕는다.
- 프랑스에서는 음식과 와인의 조합을 프랑스어에서 '결혼'을 뜻하는 '마리아주(marriage)'라는 단어를 써서 표현한다. (마리아쥬 프레르의 마리아쥬가 결혼을 뜻하는 건가? 하고 찾아보니, 마리아쥬 프레르의 마리아쥬(Mariage)는 사람 이름이고 프레르(Frere)는 형제들을 의미한다고 한다.)
3. 책 속의 책
- 《한입이어도 제대로 먹는 유럽여행》 / 이재호 (p125언급)
4. 그 외 생각들
- 요즘 저도 집밥을 많이 시도하고 있다 보니 공감하는 말입니다.
요리는 과학인데, 실전은 감이다. (p78)
- 작가는 가족과 남프랑스 여행을 갔다가 생각보다 높은 가격 때문에 부야베스를 먹지 않았는데 그것을 후회한다고 했습니다. 읽다 보니 저도 프랑스 여행 중 옹플뢰르 에트르타에서 높은 가격 때문에 마그넷을 사오지 않았던 것을 가끔씩 후회하고 있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오늘 하고 싶은 일이 내일도 하고 싶으리란 보장이 없다. 어쩌면 오늘 하지 않은 일은 평생 하지 못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무엇이든 하면 흔적으로 남지만 하지 않으면 후회로 남는다. (p131)
- 집밥 요리에 관심을 기울인지 이 년 이상 되니 이제 플레이팅에도 공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요리 전공자도 아니고 요리 유투버도 아닌 제가 플레이팅을 하는 데는 정도와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이 구절을 읽고 저의 요리를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접시 위에는 먹을 수 있는 것만 올린다는 것이 내 철칙이다. 불필요한 것을 올리는 것은 제아무리 식용이라 한들, 맛이나 영양에 특별히 득 되는 것이 아니라면 지양한다. (p153)
주관적인 평점 ★★☆
★★★ 꼭 읽어볼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
★★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
★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
그러나 나쁜 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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