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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맹순과 오수아》 솔직하고도 무해한 어린이의 세계

by 티북 2024.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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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맹순과 오수아
글: 은영  그림: 최민지
주제분류: 어린이 문학
출판연도: 2024

 "내가 먼저 좋아했으나까. 그러니까 네가 양보해. 우린 친구잖아!" 
 단짝인 하맹순과 오수아는 취향이 같다. 그리고 강한별을 좋아하는 것까지 같다. 그래서 맹순이와 수아의 마음은 시소를 타듯 오르락내리락한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맹순이와 수아,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어린이의 모습, 그리고 이내 마음의 균형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에 미소를 짓게 되는 동화이다.

 

1. 솔직하고도 무해한 어린이의 세계

  표지 그림이 정말 귀여워서 피식 웃게 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어봤냐고 질문하는 맹순에게 "응!"이라고 대답하는 수아, 왠지 우리 얘기 같지 않냐고 질문하는 맹순에게 "응!"이라고 대답하는 수아, 그래서 수아는 "그럼 나 이 책 가져도 돼?"라고 질문하지만 맹순이는 아주 격렬하게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그건 안 된다고 반대합니다. 책을 펼쳐보면 이야기의 시작부터 맹순이와 수아에게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단짝인 맹순이와 수아가 똑같이 강한별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먼저 좋아했으니까. 그러니까 네가 양보해. 우린 친구잖아!" (P10)

 

 어른들은 좋아서든 싫어서든 많은 것을 감추고 다른 감정을 드러낼 때가 많은데, 어린이들은 매순간 참 솔직합니다. 좋은 것은 좋다고 싫은 것은 싫다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맹순이와 수아는 보라색을 좋아하고 하트 모양 사탕을 좋아하고 시소 타는 것을 좋아한다고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 서로 단짝이 되었을 거예요. 그런데 강한별을 좋아한다고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되었네요. 자전거에 부딪혀 다쳐서 수술을 하다 죽을지도 모르니 한별이를 양보하라는 수아, 벌에 코를 쏘였으니 내가 한별이를 좋아해도 되겠냐고 말하는 맹순, 거기에 생각해 보겠다고 대답하는 수아까지. 두 아이의 솔직함에, 이 어린이 둘을 어떡하면 좋나 하는 생각에 피식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그런데 참 무해합니다. 이 아이들이 말이에요. 좋아하는 하은이에게만 종이비행기를 선물해 줄 수 없으니 반 친구들의 종이비행기를 모두 접는 맹도의 모습도, 넘어져서 아파 죽겠다고 다리를 잡고 팔짝팔짝 뛰더니 곧 언제 그랬냐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한별이에게 선물 받은 보라색 하트 모양 핀을 보여주는 은지도 정말 귀엽고 무해합니다. 이런 것이 바로 어린이의 세계겠죠. 어른인 제가 바라보는 맹순이와 수아, 맹도와 은지는 이런데, 어린이가 이 책을 읽고 바라보는 맹순이와 수아, 맹도와 은지는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2. 마음의 균형 찾기

 맹순이와 수아는 둘 다 시소 타는 것을 좋아하더니 마음도 매일 시소를 타듯 이쪽으로 쿵, 저쪽으로 쿵 쉴새없이 요동치게 됩니다. 기쁜 마음과 슬픈 마음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합니다. 맹순이의 생일날 맹순이와 수아는 각자 큰 사건을 맞이하게 됩니다. 맹순이는 한별이를 자신의 생일파티에 초대했습니다. 그러나 동생 맹도가 아파 생일파티를 할 수 없었고 한별이에게 고백을 받지 못해 속상하였습니다. 수아는 맹순이가 생일에 울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친구들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갑니다. 원래는 엄마, 아빠가 수아를 남겨두고 멀리 갔고 수아는 할머니와 단둘이 산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아 했습니다. 

"네가 울려고 했잖아! 그것도 생일에 말이야. 생일날 우는 건 너무하잖아? 그러니 우리 집으로 데리고 갈 수밖에. 아무튼, 너 때문에 애들이 다 알아 버렸어. 내가 할머니랑 단둘이 사는거 말이야!" (p62)

 

 맹순이는 수아가 걱정되었고 수아는 친구들이 다 알아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고, 그래도 친구들이 할머니가 만든 떡볶이를 맛있게 먹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둘은 은지가 먼저 한별이에게 고백했고 한별이가 그 마음을 받아주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근데 말이야......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 그게 무엇이든 말이야!" (p70)

 

 한별이를 좋아했던 일도 그것 때문에 서로 다툼이 있었던 일도 맹순이와 수아는 금방 잊습니다. 마음의 균형을 찾고 함께 평화롭게 시소를 탑니다. 다음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깨닫습니다. 이것 역시 어린이의 세계이겠죠. 아이들은 매일, 아니 매 시간마다 시소 타듯 마음이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그런데 어떡하죠? 맹순이와 수아에게 곧 또 사건이 일어날 것처럼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저는 두 아이는 다시 균형을 잘 찾아갈 것이라는 안도감에 웃으며 책장을 덮습니다.

 

주관적인 추천지수: ★★★★☆ (초등학교 2~3학년에게 추천)
별 5개: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
별 3~4개: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
별 2개: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
별 1개: 나쁜 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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