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샤이닝 걸 은그루
글: 황지영 그림: 이수빈
주제분류: 어린이 문학
출판연도: 2024
수련회 장기자랑 춤 공연을 위해 네 명의 아이들이 모였다! 키도 몸집도 장기자랑에 나가는 이유도 각자 다른 그루, 라희, 세완, 아연의 팀 이름은 '울퉁불퉁'. 오합지졸답게 연습과정이 순탄하지는 않다. 그러던 어느 날, 그루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운석 블랙홀을 줍고 단번에 SNS 스타가 되는데...
1. 어느 반에나 있을 법한 아이들의 이야기
우주, 가상의 세계 이야기는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인도하곤 하지만 현실세계와 먼 만큼 빠져들기가 쉽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 세계의 이야기는 참 친숙합니다. 가끔은 그 속에서 나를 만나기도 하고 내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샤이닝 걸 은그루》가 딱 그런 이야기랄까요? 초등학교 교실의 이야기입니다. 시하를 포함한 여자 셋, 남자 셋은 교실에 들어섰을 때 친구들이 반겨주는 아이들입니다. 요즘 차트 1위 곡 <망고망고> 안무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루는 춤추는 것을 좋아하지만 쑥스럽고 부끄러워 남들 앞에서는 춤을 춰본 적이 없습니다. 라희는 무한 긍정의 아이콘입니다. 아연이는 따로 단짝이라고 부를 만한 친구는 없으며 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세완이는 SNS 중독으로 유명한 아이입니다. 반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각 반의 그루, 라희, 아연이, 세완이를 찾아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의 스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링은 <망고망고>로 차트 1위를 한 아이돌입니다. 샐러드보울의 멤버 넷은 평범한 외모를 가졌지만 무대 위에서만큼은 자신감이 넘칩니다. 아랑 선생님은 걸그룹 로즈마리로 데뷔할 뻔했지만 데뷔가 무산되고 안무가와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말 우리 주변 곳곳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2.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검은 운석, 블랙홀
그러나 그저 우리 주변과 쏙 빼닮은 이야기만을 담고 있다면 매력적인 동화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검은 운석 블랙홀이 등장합니다. 그루, 라희, 아연이, 세완이는 수련회 장기자랑을 위해 '울퉁불퉁' 팀을 결성하였지만 키도, 몸집도, 장기자랑에 나가는 이유도 각자 다른 오합지졸들의 연습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그때 그루가 블랙홀을 줍습니다. 그리고 그루는 샤이닝 걸이 됩니다. 존재감 없던 그루가 교실의 중심이 되고 SNS 스타가 되고 아랑 선생님을 직접 만날 기회까지 생깁니다. '내가 블랙홀을 가지게 된다면?' 상상하게 만들어줄 만큼 놀라운 일들이 그루에게 일어납니다.
3. 반짝이고 싶은 모든 아이들에게
이 책은 반짝이고 싶은 모든 아이들을 위해 쓰여진 책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반짝이고 싶었으나 반짝이지 못했던 저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루처럼 내면의 반짝임을 찾은 지금의 저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블랙홀을 가진 잠시동안은 그루는 샤이닝 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루가 빛나는 것이 아닌 블랙홀이 빛나는 것입니다. 결국 나를 빛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입니다. 비록 그루는 장기자랑에서 1등을 하지는 못했지만 무대 위에서 느낀 감동을 소중히 간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순수한 마음이 그루를 빛나게 합니다. 꿈과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것, 그런데 내 힘으로 이루어나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빛나는 일인지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4. 그 외 이야기
- 라희는 그루가 블랙홀을 발견할 때 옆에 있었고 그루가 블랙홀의 힘으로 다른 사람에게 주목 받는 과정도 모두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라희는 블랙홀을 탐낸 적이 없으며 블랙홀 때문에 위기에 빠진 그루를 구해주었습니다. 라희가 괜히 반에서 긍정의 아이콘이 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진정으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라희 같은 사람이겠지요.
- 시하가 그루에게 같이 춤추자고 제안한 것, 자신의 팀과 이미지가 안 어울린다고 말한 것에 대해 사과하는 모습에서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그루와 울퉁불퉁이지만 시하도 함께 성장하였습니다.
- 그럼에도 그루와 시하가 티격태격하며 끝나는 결말이 소소하게 재미있었습니다.
별점: ★★★★★
장기자랑 무대를 앞두고 있는 어린이, 아직 자신의 반짝임을 찾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어린이, 초등학교 5~6학년에게 추천합니다.
별 5개: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책
별 3~4개: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책
별 2개: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
별 1개: 그러나 나쁜 책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