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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통신문 소동》 지루한 가정 통신문에 찾아온 변화, 아이들이 벌이는 한바탕 소동

by 티북 2024.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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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가정 통신문 소동
글: 송미경
그림: 황K
출판연도: 2017
주제분류: 어린이 문학

비둘기 초등학교에 새 교장선생님이 오신 이후로 가정 통신문이 바뀌었다. 놀이공원에 가서 놀이기구를 타고 오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책이나 영화를 보고 부모님이 감상문을 써서 제출하는 등의 숙제가 담긴 가정통신문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느새 부모님도 기다리게 된다. 그러나 그 가정통신문은 사실 교장 선생님이 쓴 것이 아니었으니... (초등학교 3~4학년 추천)

 

1. 지루한 가정통신문에서 출발한 이야기

요즘은 종이로 가정 통신문을 배부하기보다는 어플을 통해 가정통신문을 배부하는 학교가 많습니다. 또 의무적으로 지침에 따라서, 또는 민원 방지를 위해, '안내'의 목적으로 가정 통신문을 배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정말 유용한 가정 통신문은 몇 안 된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늘 형식적인 인사말로 시작하는 가정 통신문. 형식적인 인사말을 쓰는 교사도, 그걸 읽는 양육자도 그저 관습 정도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신선한 이야기가 바로 《가정 통신문 소동》입니다.

가정 통신문의 내용은 늘 비슷해요. 운동회가 있다, 소풍이 있다, 영어 말하기 대회가 있다, 시험을 치르겠다, 벼룩시장이 열리니 안 쓰는 물건을 보내 달라 같은 내용뿐이에요. 그리고 아주 점잖고 지루한 단어들로만 되어 있어요. 그러니 아무도 가정 통신문을 좋아하지 않아요. 가정 통신문은 재미있는 내용도 아니고 재미있는 말도 아니니까요. (p4)
아무도 읽지 않는 긴 인사는 생략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p16)

 

2.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

새 교장선생님과 함께 바뀌어버린 비둘기 초등학교의 가정통신문(사실 가정통신문이 바뀐 비밀은 책의 결말 부분에서 밝혀지지만요.). 놀이공원에 가서 놀이기구를 타고 오라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책이나 영화를 보고 부모님이 감상문을 써서 제출하라거나 온통 이상한 내용들 뿐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아이들의 소망이 담긴 가정통신문이었고, 어느새 부모님과 아이와 모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고 서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아우, 정말 소감문은 힘들어. 새로 오신 교장 선생님은 왜 애들도 아니고 맨날 우리 부모들에게 소감문을 쓰라는 거니? 그러고 보니 너희들이 그동안 고생이 많았구나! 독서 감상문이니 관찰 보고서니 뭐니 해서 써야 할 게 얼마나 많았니? (p51)

 

"갈수록 흥미진진한걸, 다음엔 꼭 내가 이겨야겠어!"
심지어 이상이 아빠는 다음 주 가정 통신문을 기다리기까지 했어요. (p46)

 

3. 교장 선생님은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비둘기 초등학교에 새로 오신 교장 선생님은 조금 남다릅니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특이했죠. 운동장과 학교 주변의 쓰레기를 줍고, 화단을 가꾸고, 가정 통신문 쓰는 것을 싫어합니다.

새 교장 선생님은 조금 특이했어요. 이른 아침부터 집게와 봉투를 들고 운동장과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며 길바닥에 떨어진 사탕 막대기, 담배꽁초, 껌 종이 같은 것들을 주웠어요. 또 화단의 벌레를 잡으면서 화단 가꾸기를 즐겨 했어요. (p5)


어떤 교장 선생님의 모습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책 속 나대로 교장 선생님은 권위 있고 지시적인 모습의 교장 선생님이 아닌 학생들의 행동에 관심 갖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교장 선생님입니다.

 

4. 이상적인 교육 공동체의 모습

이야기의 결말은 아이들이 저지른 가정 통신문 소동을, 교장 선생님이 수습하고 발전시키고, 동네 사람들 모두가 파티에 참여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즐거운 가정 통신문을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녔어요. 누구는 인터넷 검색을 했고, 누구는 백과사전을 뒤적였고, 누구는 이웃 할머니를 찾아가서 상담을 했어요. (p68)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생각났어요. 사실 현실에서는 부모는 바쁘고, 학교에서는 가정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어렵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는 무수한 절차 때문에, 삼박자가 고루 이루어지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교육을 중심으로 학교, 지역사회, 가정이 공동체를 이루는 교육 공동체가 이상적으로 실현되었네요. 책에서 (그것이 비현실적일지라도) 이상적인 모습을 만나고, 그 이상적인 모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다시금 마음을 먹도록 하는 것이 책의 힘이 아닐까요.

 

5. 총평

글밥 면에서,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나이를 고려해서 초등학교 3~4학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상이와 리지와 서진이와 찬영이가 벌이는 한 바탕 소동을 읽으며 즐거우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른도 함께 읽으며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나는 아이들이 더 많은 소동을 일으키고 그걸 수습하기도 하면서 자라면 좋겠어요. 물론 말없이 그 소동을 지켜봐 주고 같이 웃기도 하는 어른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요. 그래야 세상이 힘만 있고 지루한 자들의 놀이터가 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우리 서로 웃을 수 있는 엉뚱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일들을 열심히 해 보기로 해요. 내일 조금 더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거라고 기대하면서요. (p75, 작가의 말 中)

 

 

주관적인 평점: ★★★★★ (초등학교 3~4학년 추천)
별 5개: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
별 3~4개: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
별 2개: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
별 1개: 그러나 나쁜 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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